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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by 경제읽어드림 2024. 6. 27.

당신은 무엇을 사는가?

여름엔 더워서 에어컨을 사거나, 에어컨이 있던 사람은 에어컨 청소업체를 부를 것이다.

에어컨은 상품. 에어컨 청소업체는 서비스다.

당신은 상품과 서비스에 돈을 지불한다.

이 둘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당신을 행복하게 하거나 편하게 해 준다.

즉, 가치가 있다.

이런 가치를 만들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공장의 전기 에너지나 인간의 생체 에너지처럼 에너지가 필요하다.

결과적으로 당신은 에너지를 구매한다.

당신이 에너지를 구매하기 위해 돈을 벌 때도 마찬가지다. 당신의 에너지를 써서 돈을 번다.

당신의 에너지가 돈이 되고, 돈이 다시 타인의 에너지가 된다.

당신의 에너지 -> 돈 -> 타인의 에너지

당신이 세상에 가치를 생산하기 위해 투자한 에너지는 이용하기 편하게 돈이라는 형태로 전환이 됐다가 타인의 에너지를 구매하기 위해 사용된다.

돈은 에너지를 머금고 있다가 다시 방출하는 배터리 같은 것이다.

여기서 돈을 빼면 무엇이 될까?

물물교환이 된다.

태초에 우리가 교환하는 건 에너지였기 때문에 돈은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물물교환은 서로 원하는 게 일치해야 하는 등의 불편함이 따랐기 때문에 나중에 돈이 만들어진 것이다.

결론적으로 돈은 에너지를 저장하는 배터리다. 그래서 돈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만 있다면 어떤 형태든 가능하다. 우리가 아는 종이지폐나 카카오뱅크에 적힌 숫자들은 모두 배터리의 한 종류일 뿐이다. 돈은 애초에 눈에 보이는 형태가 아니다. 에너지가 눈에 보이지 않듯, 돈도 무형의 형태다.
 



그러면 어디에 에너지를 저장하는 게 좋을까?

기본적으로 믿을 수 있는 곳에 에너지를 저장해야 한다.

힘들 게 일해서 배터리에 에너지를 저장시켜 놨는데, 그 배터리가 쓸모가 없어져서 다른 에너지와 교환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어진다.

가장 믿을 수 있는 것은 만드는 데 많은 에너지가 든 배터리다. 배터리 그 자체로도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그게 바로 금이다.

금은 생산하는 데 많은 비용과 에너지가 든다. 그래서 금은 지금의 법정화폐가 생기기 전에 오랫동안 돈으로 사용됐다.

그러나 문명이 발달함에 따라 금도 더 이상 거래하기 불편한 형태가 됐다. 그래서 만들어진 게 달러와 같은 법정화폐다. 처음에 달러는 금의 보관증에 불과했다. 금을 직접 거래하긴 불편하니, 금은 창고에 쌓아두고, 금을 보증하는 종이를 거래한 거다. 우린 이걸 금본위제라고 부른다. 그러나 1971년에 금본위제는 폐지되었고, 달러는 그냥 국가가 가치를 보증하는 종이가 되었다.

금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어서 보증이 필요 없지만, 달러는 그냥 종이쪼가리에 불과해서 미국의 보증이 필요하다. 법정화폐는 국가에 대한 신용이 가치를 부여한다. 사람들은 종이를 믿고 달러를 쓰는 게 아니다. 미국이라는 국가를 믿고 쓰는 거다.  

금은 만드는 데 에너지가 들기 때문에 계속 생산되어 양이 늘어나도 가치가 보존이 된다. 반면, 법정화폐는 만드는 데 에너지가 거의 들지 않는다. 그냥 기계로 찍어내기만 하면 된다. 그래서 양이 늘면 그 가치가 떨어진다. 시간이 지날수록 법정화폐의 가치가 떨어지는 이유가 물리학적으로도 설명이 되는 것이다. 법정화폐는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배터리 중 하나지만 실제론 에너지가 들어있지 않다. 국가에 대한 신용에 의해 에너지가 있다고 믿고 거래하는 것뿐이다.

그러므로, 장기적으로 볼 땐 법정화폐보단 금처럼 가치가 보존되는 배터리에 에너지를 저장시키는 게 좋다.



더 깊게 이해하기 위해 하나의 질문을 던지겠다.

금은 법정화폐와 달리 에너지를 갖고 있어서 가치가 보존된다고 했는데, 단기적으로 가격이 변하는 이유는 뭘까?

그건 바로 가치는 에너지에 의해 생기는 게 아니라 사람의 믿음에 의해 생기기 때문이다. 달러가 대표적인 예시다. 달러는 에너지를 갖고 있지 않은데 사람들의 믿음에 의해 가치가 생긴다.
 
더 쉬운 예시를 들어보자.
 
삼성 에어컨과 어디서 들어보지도 못한 브랜드의 에어컨이 있다고 하자. 이 두 에어컨은 만드는 데 든 에너지가 똑같고, 품질도 똑같다. 그러나 가격과 수요는 어떤 에어컨이 비싸고 많을까? 당연히 삼성 에어컨이다. 왜냐면 사람들이 삼성이라는 브랜드를 믿기 때문이다. 
 
가치는 믿음에 의해 생기고 가격은 그로 인한 수요와 공급으로 결정된다. 삼성에어컨이 가치가 높다는 믿음에 사람들의 수요가 몰리고, 그래서 다른 에어컨에 비해 가격이 높다.

가치가 믿음에 의해 결정된다면 가치와 에너지는 무슨 관계인가?

상품에 투자된 에너지는 상품의 가치에 객관성을 부여한다. 에너지가 많이 투자됐다는 객관성을 보고 사람들은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일반적인 경우에 생산되기 위해 에너지가 많이 투자된 제품은 가치와 가격이 높다. 그러나 결국 가치를 결정하는 건 사람들의 믿음이다. 내가 아무리 에너지를 많이 들여 그림을 그렸다고 해도 사람들이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면 팔리지 않는다.

다시 말한다. 가치는 믿음에 의해 생기고 가격은 그로 인한 수요와 공급으로 결정된다. 금이 객관적으로 가치가 있다는 믿음에 수요가 몰리고, 그래서 지금 금의 가격이 형성된다. 금이 생산되기 위해 에너지가 많이 든다는 객관성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의 믿음이 흔들리지 않아서, 장기적으로 가치를 보존한다.

다음은 금의 가격에 대한 그래프다.

일시적으론 떨어졌다 올랐다 하지만 결국은 그래프가 우상향 하는 걸 볼 수가 있다. 우상향 하는 이유는 금의 가치가 올랐기 때문이 아니라 화폐의 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결국, 금은 가치가 보존되고 화폐는 가치가 떨어진다.



주식이라는 배터리는 어떨까?

주식의 가격도 마찬가지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가격이 결정된다. 공급은 대부분 고정되어 있으므로 수요가 오르면 가격이 오른다. 그리고 수요는 사람들의 믿음에 영향을 받는다.

테슬라의 주가가 높은 이유는 지금 당장 생산성이 높아서 에너지가 많기 때문이 아니다. 사람들이 먼 미래에 큰 퍼포먼스를 보일 거라고 믿기 때문에 돈이 모여 수요가 높은 것이다.

주식은 사람들의 믿음에 영향을 많이 받아서 변동성이 크다. 좋은 기업이라면 장기적으로 에너지가 보존되다 못해 증가할 것이고 좋지 않은 기업이라면 장기적으로 에너지가 사라질 것이다.



돈에서 중요한 건 종이나 카카오뱅크에 적힌 숫자가 아니다. 중요한 건 그걸 가지고 뭘 살 수 있느냐다. 에너지를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다. 이 에너지를 구매력이라고 한다. 무언가를 구매할 수 있는 능력(에너지)

배터리마다 특정한 특성이 있고 우리는 구매력을 자신의 상황에 맞는 배터리에 저장하면 된다.

법정화폐는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없지만 장기적으론 100% 구매력을 잃기 때문에 1년 이내에 사용할 돈만 현금으로 갖고 있거나 예금을 드는 게 좋다. 이외에 장기적으로 보관할 돈은 금이나 비트코인처럼 구매력을 보존할 수 있는 곳에 보관하는 게 좋을 것이다.




우리가 평소 알고 있던 돈인 달러나 원화는 자산(배터리)의 종류 중에 하나였다는 걸 이 글을 끝까지 읽었으면 깨달았을 것이다. 단지 우리가 돈으로서 더 친숙하게 느끼는 이유는 현금은 결제수단으로 쓰인다는 점이다. 결국 모든 자산은 사용하려면 현금으로 바꿔야 하니 말이다. 하지만 사용하지 않을 거라면 굳이 바꿀 필요가 없다. 현금은 계속 보관해두면 100% 가치를 잃기 때문이다!

좋은 자산은 굳이 현금으로 바꿀 필요 없이 그냥 계속 들고 있어도 된다. 다만, 시장을 분석할 줄 안다면 시장 상황에 따라서 현금을 보유하는 것이 이익을 극대화 시킬 수 있긴 하다.